일본 민박이 사라진다, 신주쿠 민원 13배가 부른 '제로데이 규제'

신주쿠 주택가 골목의 민박 건물 야경

작년 5월부터 7월까지 도쿄에서 56박을 지낸 적이 있다. 신주쿠 가부키초 근처 이마노 도쿄 호스텔에 짐을 풀고, 낮에는 신주쿠 중앙공원 앞 카페에서 일하고 밤에는 가부키초를 가로질러 숙소로 돌아오는 게 매일의 루틴이었다. 그때도 신주쿠는 밤이 시끄러운 동네였다. 관광객도 많고 술집도 많고 새벽까지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소음의 상당 부분이 이제는 민박, 그러니까 에어비앤비류 숙소를 겨눈 민원으로 쌓이고 있었다는 걸, 이번에 기사를 찾아보다 알았다.

민원 70건이 5년 만에 924건이 되는 동안

6월 17일 일본 관광청장 무라타 시게키가 기자회견에서 방침 전환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지자체가 조례로 민박 영업일수를 연간 0일까지 낮추는 걸 "민박신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걸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지역별 전면 금지를 지자체 재량에 맡기겠다는 얘기다. 근거로 든 숫자가 인상적이었다. 신주쿠구의 민박 관련 민원이 2021회계연도 70건에서 2025년 924건으로 늘었다. 5년 사이 13배다. 민원 대부분은 야간 소음과 쓰레기 배출이었다.

숫자만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인과가 뚜렷하다. 민박은 대부분 주거지 안에 있고, 호텔처럼 24시간 프런트가 지키는 구조가 아니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투숙객이 알아서 움직인다. 밤늦게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술 마시고 돌아와 발코니에서 떠들고, 쓰레기 배출 요일을 모른 채 아무 날에나 내놓는다. 관광객 개개인은 악의가 없어도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 입장에서는 매주 다른 얼굴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셈이다. 민원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규제가 겨누는 곳, 비껴가는 곳

신주쿠 민원 13배 급증이 관광청 방침 전환과 연 0일 조례 허용으로 이어져 구별로 영향이 갈리는 구조

이번 조치가 뉴스가 되는 이유는 규제 자체보다 방향과 대상에 있다. 전국에 등록된 민박은 8년 사이 약 4만745건까지 늘었는데, 지역별로 온도차가 크다. 메구로구와 아라카와구처럼 이미 주말에만 영업을 허용하는 구는 이번 방침 전환의 영향이 크지 않다. 반대로 신주쿠, 타이토, 스미다, 오타구처럼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했던 구는 조례 강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다. 신주쿠가 이번 발표의 대표 사례로 꼽힌 것도 우연이 아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민박이 줄어드는 만큼 저가 숙소 선택지가 좁아진다. 나처럼 몇 주씩 머무는 장기체류자는 호텔보다 민박의 월 단위 요금이 훨씬 쌌다. 가족 단위로 침실 두 개짜리 공간을 구하는 것도 민박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이런 옵션이 줄면 남는 건 호텔과 호스텔, 캡슐호텔뿐이고, 공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은 오르는 쪽으로 움직인다. 예전에 숙소 유형별로 정리해둔 글에서도 민박이 가장 저렴한 축이었는데, 그 축 자체가 흔들리는 셈이다.

다만 나는 이번 소식을 보고도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56박을 도쿄에서 지내면서도 민박이 아니라 호스텔을 골랐던 이유가 있다. 워케이션으로 오래 머물 때는 프런트가 있는 숙소가 편하다. 택배를 받아줄 사람이 있고, 짐을 잠깐 맡길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물어볼 사람이 있다. 신주쿠처럼 밤에 사람이 많은 동네일수록 그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그러니 이번 규제로 타격을 받는 쪽은 나 같은 장기체류자보다는, 여러 명이서 넓은 공간을 저렴하게 나눠 쓰려던 단기 여행자 그룹에 가깝다.

민박 대신 무엇을 검색 범위에 넣을까

앞으로 신주쿠나 타이토, 스미다처럼 이번에 직접 거론된 구에서 숙소를 잡을 계획이라면, 민박에 걸었던 기대를 조금 낮춰두는 게 낫다. 대신 호스텔의 도미토리나 프라이빗룸, 요즘 늘어난 캡슐호텔 체인을 같이 검색 범위에 넣어두면 규제가 실제로 조례화되더라도 예약 자체가 막히는 일은 피할 수 있다. 신주쿠에는 나인아워스나 도미인 프리미엄 같은 캡슐·비즈니스 호텔 체인이 이미 여럿 들어와 있어서, 검색 필터에 민박 대신 호스텔이나 캡슐호텔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대안이 꽤 나온다. 규제는 아직 확정이 아니지만, 신주쿠의 민원 924건이라는 숫자는 확정이다. 그 숫자가 향하는 방향으로 시장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