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백 명이 버섯 먹고 작은 사람을 본다, 근데 환각 성분이 없었다

버섯을 먹고 작은 사람을 보는 환각을 표현한 일러스트

중국 윈난에서는 버섯철마다 병원 응급실에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몰린다. 원인은 견수청(见手青)이라는 버섯, 학명 Lanmaoa asiatica다. 2015년에야 정식으로 학명이 붙은 그물버섯과(Boletaceae) 버섯으로, 윈난 지역에 분포한다. 이름부터 최근인 버섯이다. 종을 나눈 지 10년밖에 안 됐는데, 그 안에 든 화학물질은 아직도 정체가 안 밝혀진 셈이니 학명과 실체 사이의 간극이 크다. 덜 익혀 먹으면 환각이 오는데 그 내용이 신기할 정도로 일정하다. 병원 기록을 보면 이 버섯을 먹고 병원을 찾은 사람 중 96퍼센트가 "작은 사람들"을 봤다고 답했고, 윈난의 한 병원만 해도 이런 사례를 매년 수백 건씩 치료한다.

작은 사람이 보이는 환각 자체는 처음 보고된 현상이 아니다. 1909년 프랑스 정신과의사 라울 르루아가 이런 증상에 '릴리퓨트 환각'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1930년대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기록됐다. 이 증상은 앨리스 인 원더랜드 증후군이나 샤를 보네 증후군 같은 다른 신경학적 질환에서도 보고된다.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결과물, 즉 눈앞에 나타나는 '작은 사람들'의 형태는 신기할 만큼 비슷하다. 신기한 건 증상의 구체성이다. 유타대학교 박사과정생 콜린 돔나우어는 이 환각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작은 사람들은 우리와 똑같이 물리 법칙과 중력을 따른다. 마치 외부 세계에 실제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환시치고는 이상할 만큼 일관되고 구체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버섯이 환각을 일으키는 원리는 그동안 딱 두 가지 물질로 설명돼 왔다. 하나는 1958년 분리된 실로시빈이고, 다른 하나는 광대버섯의 이보텐산이다. 이보텐산은 1860년대에 다른 물질로 오인됐다가 1964년에야 정체가 밝혀졌다. 두 물질 모두 발견된 지 60년이 넘었으니 견수청도 둘 중 하나를 갖고 있으리라 짐작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flowchart TD
    A["견수청 먹고 환각 발생"] --> B{"실로시빈 유전자 있나?"}
    B -->|"있어야 정상"| C["실로시빈 경로"]
    A --> D{"이보텐산 유전자 있나?"}
    D -->|"있어야 정상"| E["이보텐산 경로"]
    B -->|"없음"| F["둘 다 아니다"]
    D -->|"없음"| F
    F --> G["이름 없는 세 번째 물질"]

실제로 유전체를 열어보기 전까지는 다들 둘 중 하나일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돔나우어와 지도교수 브린 덴팅어가 유전체를 들여다본 결과는 예상과 어긋났다. 기준표본 21개와 개체 53개, 합쳐서 74개 표본의 유전체를 통째로 시퀀싱해서 계통수를 새로 그렸는데 실로시빈이나 이보텐산을 만드는 유전자가 견수청 유전체 어디에도 없었다. 이 결과는 올해 6월 학술지 마이콜로지아에 실렸다. 균류학 분야를 다루는 학술지다. 알려진 두 경로가 다 빠졌다면, 이 버섯은 아직 이름조차 없는 세 번째 물질로 환각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이게 단순한 착각이나 문화적 암시로 끝날 문제도 아니었다. 연구팀이 버섯 추출물을 쥐에게 투여했더니 사람에게서 보고된 것과 비슷한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 실제로 뇌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는 증거다. 문제는 그 물질을 정확히 골라내는 작업이다. 버섯 안에 섞인 수많은 화합물 중 딱 하나를 짚어내야 하는 일이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 버섯을 가루로 낸 뒤 우려내고, 활성이 남은 부분만 추려서 다시 쪼개는 과정을 반복해야 후보가 좁혀진다. 한 번 쪼갤 때마다 후보 물질 수는 줄지만, 그만큼 시료도 줄어든다. 지루하고 느린 작업이지만 지름길은 없다.

게다가 이 환각은 길면 며칠씩 가기도 해서, 물질을 찾아내도 임상에 곧바로 쓰기는 쉽지 않다. 향정신성 화합물이 새로 발견된 건 1960년대 이후로 없었다. 반세기가 넘는 공백이다. 돔나우어는 이번 결과가 확인되면 실로시빈과 이보텐산에 이어 세 번째 그룹이 된다고 말한다.

윈난 지역 정부는 버섯철마다 주민들에게 문자로 경고를 보내고, 병원에는 이 중독을 전담하는 진료과가 따로 있다. 그만큼 오래 겪어온 문제인데도 정작 원인 물질의 정체는 몰랐다는 얘기다. 이름도 없는 화합물 하나가 수십 년 동안 사람들 눈앞에 똑같은 모양의 작은 사람들을 세워놓고 있었던 셈이다.

정작 지역 주민들에게 실용적인 결론은 단순하다. 익혀 먹으라는 것. 원인 물질이 뭔지 몰랐던 지난 수십 년 동안에도, 덜 익혀 먹으면 탈이 난다는 경험칙만은 계속 전해져 내려왔다. 새로운 화합물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와는 별개로, 이 버섯을 대하는 오래된 지혜는 이미 있었다. 다만 그 지혜가 왜 통하는지는 이제야 설명되기 시작했을 뿐이다. 이름 없는 물질 하나가 정체를 드러내기까지, 앞으로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그때까지는 윈난의 병원들이 매년 같은 증상을 계속 받아낼 것이다.

맛있는 김밥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