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중에도 끼니와 단백질을 챙기는 법, 편의점 편

여행 초반, 손에 들린 건 또 크레페였다. 아침은 호텔 조식 대신 역 앞 빵집, 점심은 라멘, 오후 간식은 타이야키, 저녁은 이자카야 튀김이었다. 하루 종일 뭔가를 먹었는데 몸은 이상하게 축 처졌다. 그날 먹은 걸 되짚어 보니 대부분 밀가루와 설탕이었다. 단백질이라 부를 만한 건 라멘 위 차슈 몇 점이 전부였다.
실제로 이랬다. 올해 3월 초 치바에 도착한 첫날, 하루 단백질 섭취를 기록해보니 합계 43g이었다. 목표로 잡은 90g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다음 날도 46g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틀 연속 목표의 절반을 겨우 채운 걸 보고서야, 여행 중 뭘 먹었는지 되짚어봤다. 관광 동선 따라 눈에 띄는 걸 집어 먹다 보니 단백질이 통째로 빠져 있었다. 그래서 사흘째부터는 아침에 숙소를 나서면서 편의점부터 들르는 루틴으로 바꿨다. サラダチキン과 ゆでたまご(삶은 계란)를 챙기는 걸 그날의 첫 일정으로 만든 것이다.
여행만 가면 식단이 가장 먼저 무너진다
여행을 가면 식단이 가장 먼저 흐트러진다. 이유는 단순하다. 일정이 관광 위주로 짜이니 끼니가 동선에 밀린다. 배가 고프면 눈앞에 보이는 걸 집는데, 여행지에서 눈앞에 보이는 건 대개 달고 손이 편한 것들이다. 크레페, 소프트아이스크림, 길거리 간식 같은 것들이다. 게다가 아침을 거르고 늦은 브런치로 때우거나, 명소를 도느라 점심을 건너뛰는 일도 잦다. 하루에 먹은 총량은 적지 않은데 그 안에서 단백질만 유독 비어 있는 상태가 된다. 몸이 무겁고 오후만 되면 쉽게 지치는 느낌은 여기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본 편의점은 이 문제를 너무 쉽게 풀어 준다
일본에서 편의점(콘비니)은 어디에나 있다.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세 체인만 해도 역 앞, 골목, 호텔 1층 어디에나 하나쯤 보이고 대부분 24시간 문을 연다. 관광 동선에서 굳이 벗어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건 일본 편의점의 단백질 제품군이 유독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サラダチキン(샐러드 치킨) 같은 즉석 닭가슴살 제품이 냉장 매대 한 칸을 차지하고, 삶은 계란과 프로틴바, 우유 기반 프로틴 음료까지 나란히 놓여 있다. 그리고 대부분 조리가 필요 없다. 포장을 뜯어 바로 먹으면 된다. 숙소에 전자레인지가 없어도, 젓가락 하나만 있어도 한 끼가 된다. 가격도 대체로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라 매일 사 먹어도 여행 예산을 크게 흔들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한 끼 단백질을 조립하는 법

방법은 조합이다. 단백질 하나에 탄수 하나, 여기에 마실 것을 더하면 대충 균형이 잡힌다. 가장 손쉬운 조합은 サラダチキン에 오니기리(주먹밥) 하나다. 치킨으로 단백질을 채우고 주먹밥으로 탄수를 더하면, 편의점 봉투 하나로 제대로 된 한 끼가 된다. 아침이라면 삶은 계란 한두 개에 프로틴 음료와 요구르트를 더해도 좋다. 발효 식품이 당기면 낫토나 두부를 곁들여도 되는데, 둘 다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단백질원이다. 이동이 많은 날엔 프로틴바를 가방에 미리 넣어 두면 끼니가 밀릴 때 버팀목이 된다. 정확한 그램수는 제품마다 다르니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샐러드 치킨 한 팩, 삶은 계란 두 개, 프로틴 음료 한 병 정도면 한 끼 단백질로는 부족하지 않은 편이다. 하루 필요량은 개인차가 크니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완전히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운다는 감각이면 충분하다.
관광 사이 간식을 단 것에서 단백질로 바꾼다
실전에서 통하는 팁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아침에 편의점부터 들른다. 숙소를 나서면서 그날의 단백질을 먼저 확보해 두면, 관광에 정신이 팔려도 최소한은 지켜진다. 삶은 계란이나 프로틴바를 가방에 넣어 두는 식이다. 둘째, 관광 사이 간식을 바꾼다. 오후에 당이 떨어져 단 걸 찾게 될 때, 크레페 대신 삶은 계란이나 샐러드 치킨을 집는다. 여행지의 명물 디저트를 아예 끊자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번쯤은 단백질로 바꿔 준다는 정도다. 셋째, 물과 차를 챙긴다. 걷는 양이 많은 여행에선 수분도 쉽게 모자란다. 편의점에서 단백질을 집는 김에 물이나 무가당 차를 한 병 같이 사 두면 편하다.
식도락은 즐기되 단백질만 안 무너뜨린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있다. 이건 여행 가서까지 식단을 조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여행의 큰 즐거움 하나가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걸 안다. 라멘도 먹고, 디저트도 먹고, 이자카야에서 튀김도 먹으면 된다. 다만 그 즐거움 아래에서 기본 단백질만 무너지지 않게 받쳐 두자는 정도다. 편의점이 좋은 건 이 받침대를 거의 공짜에 가까운 수고로 세워 준다는 점이다. 아침에 오 분, 손에 잡히는 몇 개면 된다. 그렇게만 해도 여행 후반의 그 축 처지는 느낌이 확연히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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