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 미소라멘부터 시메파르페까지
삿포로의 음식은 날씨가 만들었다고 해도 좋다. 길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국물은 진해지고 기름은 넉넉해졌으며, 사방이 바다인 홋카이도의 해산물과 드넓은 목장의 유제품이 거기에 얹혔다. 그래서 삿포로에서는 라멘 한 그릇도, 디저트 하나도 어딘가 든든하고 진하다. 도시 전체 동선과 관광은 아래 '함께 보면 좋은 글'의 삿포로·홋카이도 여행 정리에서 다루고, 이 글에서는 입에 넣을 것들만 차근차근 짚는다.
미소라멘 — 삿포로가 시작점이다
삿포로를 미식 도시로 만든 첫 번째 주인공은 라멘이다. 일본 라멘은 크게 미소(된장)·시오(소금)·쇼유(간장)로 나뉘는데, 그중 진한 된장 국물의 미소라멘이 바로 이 도시에서 태어났다. 추위에 맞춰 기름을 살짝 띄운 된장 국물에 중간 굵기의 곱슬면을 말고, 그 위에 옥수수와 버터를 얹어 고소함을 더하는 것이 삿포로식이다. 담백한 국물을 원한다면 깔끔하게 감칠맛이 도는 시오라멘도 좋은 선택이다. 한 그릇은 약 780엔부터, 토핑을 더해도 1,000엔을 조금 넘는 선이다.
라멘을 가장 삿포로답게 먹는 곳은 스스키노의 라멘요코초(라멘 골목)다. 좁은 골목에 작은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대개 입구 자판기에서 식권을 먼저 산 뒤 자리를 기다린다. 회전이 빠른 편이라 줄을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한 끼는 정통 미소로, 다른 한 끼는 시오나 해산물 변형으로 비교해 보면 같은 라멘이라도 가게마다 국물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하게 된다.
징기스칸 — 양고기가 처음이어도 괜찮다
라멘으로 몸을 데웠다면 다음은 고기다. 징기스칸은 볼록한 철판 가운데에 양고기를 굽고 가장자리에 채소를 둘러 흘러내린 육즙으로 익혀 먹는 홋카이도 향토 요리다. 양고기라고 하면 특유의 냄새를 떠올리기 쉽지만, 신선한 부위를 쓰는 집에서는 그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양고기 입문으로도 좋다.
대표적인 곳이 1954년 문을 연 노포 '다루마'다. 양고기 세 종류만 묵묵히 내는 단순한 메뉴인데도 늘 붐비고, 스스키노 일대에 분점이 여럿이라 한 곳이 꽉 찼다면 가까운 다른 다루마를 찾으면 된다. 분위기를 중시한다면 삿포로 맥주박물관 옆 비어가든에서 생맥주와 함께 즐기는 쪽이 운치 있다. 채소·양고기·소시지가 나오는 세트가 약 1,900엔, 무한리필(타베호다이)은 구성에 따라 약 4,800~6,000엔 선이라, 일행이 많을수록 부담이 줄어든다.
스프카레와 게요리 — 입맛을 바꾸는 한 끼
라멘과 고기에 물렸다면 스프카레가 입맛을 바꿔 준다. 걸쭉한 일본식 카레와 달리 국물이 묽고 향신료가 풍부한 홋카이도 발상의 카레로, 큼직한 닭다리와 채소가 들어가고 매운맛 단계를 고를 수 있다. '가라쿠' 같은 전문점이 꾸준히 사랑받으며, 가격은 약 1,200~1,800엔대다.
삿포로 미식의 정점에는 게요리가 있다. 킹크랩(다라바)·털게(케가니)·대게(즈와이)를 회·찜·구이·전골로 즐기는데, '카니혼케' 같은 게 전문점에서는 사시미부터 스시·튀김·냄비까지 한자리에서 맛본다. 스스키노에는 게 무한리필집도 있다. 코스는 5,000엔을 훌쩍 넘는 고가지만, 홋카이도까지 와서 한 번쯤 제대로 즐길 가치는 충분하다. 예산이 부담스럽다면 시장에서 단품으로 맛보는 방법도 있다.
해산물 덮밥과 스시 — 아침의 니조시장
홋카이도는 일본 최대의 수산 산지답게 날것의 만족도가 높다. 가이센동(해산물 덮밥)은 성게(우니)·연어알(이쿠라)·게·관자를 밥 위에 듬뿍 올린 그릇으로, 100년 넘은 니조시장과 삿포로 장외시장에서 신선하게 맛본다. 재료가 좋을수록 단순한 덮밥일수록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가격은 토핑에 따라 약 2,000~4,000엔대다.
여기서 핵심은 시간이다. 시장 식당은 점심을 지나며 재료가 빠지고 문을 일찍 닫는 곳도 많아, 해산물은 아침 일정으로 잡는 편이 안전하다. 스시 역시 홋카이도 네타가 워낙 좋아, 회전스시 체인만 들러도 기대 이상의 한 접시를 만난다.
시메파르페 — 삿포로식 마무리
삿포로에는 독특한 밤 문화가 하나 있다. 술자리를 라멘이 아니라 파르페로 마무리하는 '시메파르페'다. 스스키노 일대에는 늦은 시간까지 여는 파르페 전문점이 모여 있어, 한 잔 걸친 뒤 푸딩·딸기·캐러멜 소스를 올린 차가운 파르페로 입가심을 한다. 한 그릇 약 1,000~1,800엔대다.
유제품 천국답게 디저트도 강하다. 오타루의 르타오 치즈케이크, 삿포로 명과 시로이코이비토(흰 연인) 쿠키, 진한 소프트아이스크림은 식사 사이의 간식으로도, 선물로도 두루 좋다.
어디서, 어떻게 먹을까
먹을 것이 많은 만큼 동선을 묶는 것이 관건이다.
| 구역 | 무엇을 | 메모 |
|---|---|---|
| 스스키노 | 라멘요코초·징기스칸·게요리·시메파르페 | 밤 미식의 중심, 저녁 거점 |
| 니조시장·장외시장 | 가이센동·스시 | 오전에 간다 |
| 삿포로역 일대 | 라멘공화국·백화점 식당가 | 도착·출발일에 |
| 맥주박물관 비어가든 | 징기스칸+생맥주 | 분위기 한 끼 |
저녁은 스스키노에 거점을 두고 라멘 → 고기 → 시메파르페로 잇고, 아침 한 끼는 니조시장 해산물에 비워 두면 무리 없이 돈다. 예산은 하루 한 끼만 게나 징기스칸으로 제대로, 나머지는 라멘·시장으로 가볍게 배분하면 만족도와 비용의 균형이 좋다. 겨울 눈 축제 시즌이라면 따뜻한 미소라멘·스프카레·게전골이, 여름이라면 비어가든 징기스칸이 특히 어울린다. 인기 노포와 무한리필집은 저녁에 줄이 기니 이른 시간이나 예약을 활용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나만 먹는다면 뭘 먹나요?
삿포로 발상의 미소라멘과 홋카이도 향토 요리 징기스칸이 1순위다. 시간이 되면 해산물 덮밥과 게요리까지 더하면 삿포로 미식의 큰 그림이 완성된다.
Q. 징기스칸은 양고기 냄새가 나지 않나요?
신선한 부위를 쓰는 노포(예: 1954년 개업한 다루마)에서는 특유의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양고기가 처음이어도 도전할 만하고, 세트 약 1,900엔·무한리필 4,800~6,000엔대다.
Q. 해산물은 어디서, 언제 먹나요?
니조시장과 장외시장이 대표적이고, 신선도가 핵심이라 오전에 가는 것이 좋다. 성게·연어알·게를 올린 가이센동이 인기다.
Q. 시메파르페가 뭔가요?
술자리 끝에 라멘 대신 파르페로 마무리하는 삿포로 문화다. 스스키노에 늦게까지 여는 전문점이 모여 있어 저녁 미식의 마지막 코스로 즐긴다.
Q. 예산은 얼마나 잡나요?
라멘·스프카레는 한 끼 1,000엔 안팎, 해산물 덮밥은 2,000~4,000엔, 게요리 코스는 5,000엔 이상이다. 하루 한 끼만 고급으로, 나머지는 라멘·시장으로 배분하면 합리적이다.
Q. 오타루도 묶을 수 있나요?
삿포로에서 당일치기로 닿는 오타루는 스시·해산물과 르타오 디저트로 유명해, 미식 여행으로 함께 묶기 좋다.
이 글은 세계 도시 먹킷리스트 시리즈의 일본·홋카이도 편이다. 삿포로의 전체 여행 동선과 관광은 아래 글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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