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오테몬·나가하마 동네 맛집 — 타코야끼, 튀김정식, 빵집, 마트 회까지 | 후쿠오카 여행기 ③

후쿠오카 여행에서 기억에 남은 식사는 하카타나 텐진의 유명 체인이 아니라 숙소 주변 도보권의 작은 가게들이었다. 숙소(1편의 언플랜 후쿠오카)에 짐을 풀고 동네를 걸어 다니며 찾아낸 타코야끼집, 튀김정식집, 빵집, 그리고 동네 마트의 회 코너까지 오테몬·나가하마 한 동네 단위로 묶어 기록한다. 전부 지하철 오호리코엔역과 아카사카역 사이 도보권이라, 이 동네에 묵는 사람이라면 그대로 식사 동선이 된다.

가게메뉴가격(방문 당시)한 줄 평
카나키치타코야끼 8개750엔천연 다시 반죽, 사장님이 친절하다
라쿠짱 본점튀김정식950엔/1,500엔즉석에서 튀겨주는 노포, 현금 필수
쁘띠 솔레이유100~300엔대골목 빵집, 거북이 메론빵
동네 마트회, 우니, 김밥김밥 500엔, 회 1,280엔저녁 마감 할인 노리기

카나키치, 가게 안에서 갓 구워주는 타코야끼

도착 첫날 동네 산책에서 처음 들어간 가게가 니시공원 방면 골목의 카나키치(かな吉たこやき)였다. 길을 걷다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인데도 구글맵 평점 4.5(리뷰 100여 개)를 받은 타코야끼 가게다.

메뉴 구성이 흥미롭다. 타코야끼 8개 750엔 한 가지에, 먹는 방식을 세 가지로 고른다. 다시 본연의 맛을 살린 스야키(소스 없이 굽기만), 미네랄 많은 오키나와 소금을 뿌린 스야키시오, 그리고 달콤한 수제 소스에 산미 적은 마요네즈를 올린 소스. 파 토핑은 100엔 추가다. 천연 다시와 규슈산 밀가루, 오이타현산 문어를 쓴다고 메뉴판에 또박또박 적어 두었다. 소스 범벅이 기본값인 한국식 타코야끼와 달리, 반죽과 다시로 승부하는 집이라는 선언이다.

후쿠오카 카나키치 타코야끼 가게 입구
주택가 골목의 카나키치. 노렌과 칠판 메뉴가 전부인 작은 가게다.

주문하면 눈앞 철판에서 바로 구워 준다. 굽는 동안 사장님이 말을 걸어 주는데, 리뷰마다 "사장님이 친절하다"가 반복되는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카나키치 타코야끼 완성 접시, 파와 가츠오부시 토핑
파를 산처럼 올린 타코야끼. 겉은 가볍고 속은 푹신한 스타일로, 한 알이 크다.

식감은 겉바삭보다는 푹신한 쪽이고 문어가 탱글하다. 너무 뜨거우니 식혀 가며 먹어야 한다. 매장 안 바 테이블이 4석 정도라 포장 손님이 많다.

라쿠짱 본점, 할아버지가 즉석에서 튀겨주는 정식

다음 날 점심은 나가하마 항구 쪽으로 걸어가 라쿠짱 본점에서 먹었다. 구글맵 평점 4.3(리뷰 600개 가까이)의 텐푸라 정식 노포로, 항구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의 점심을 오래 책임져 온 집이다.

정식은 950엔과 1,500엔 두 종류다. 950엔 라쿠짱 정식 기준 생선과 채소 합쳐 일곱 점 안팎(생선 3, 채소 4)을 그날그날 바꿔 가며 즉석에서 튀겨 차례로 내주고, 밥과 된장국이 포함된다. 단품 튀김도 가지, 표고, 호박, 당근, 피망 같은 채소가 130엔부터라 추가 부담이 없다. 쓰케모노(절임 반찬)와 갈은 무는 셀프로 무제한인데, 리뷰에서 "쓰케모노"가 95회나 언급될 만큼 이 집의 또 다른 간판이다. 간장에 갈은 무를 풀어 자기 입맛대로 소스를 만들어 먹는 방식도 도심 텐푸라 체인에서는 못 보는 재미다. 포장용 텐무스(튀김 주먹밥) 5개입 750엔도 있다.

후쿠오카 나가하마 라쿠짱 본점 건물
모서리 건물 1층의 라쿠짱 본점. 관광객보다 현지 직장인이 많았다.

자리는 바 형식 8석 정도. 튀김이 한 점씩 튀겨지는 대로 접시에 올라온다. 새우, 흰살생선, 피망, 가지, 호박이 차례로 나왔는데 갓 튀긴 옷이 가볍고 기름지지 않았다.

라쿠짱 본점 정식 튀김, 새우와 채소
정식 튀김 일부. 간장에 갈은 무를 넣어 기호대로 소스를 만들어 먹는다.

주의할 점은 현금이다. 리뷰에도 현금 언급이 반복되는데, 실제 분위기도 동전 짤랑이는 노포다. 14시 이후 영업이 일찍 정리될 수 있다는 안내가 메뉴판에 붙어 있었으니 점심 시간대에 맞춰 가는 게 안전하다.

쁘띠 솔레이유, 거북이 메론빵을 파는 골목 빵집

아침 빵은 오테몬 골목 안쪽의 쁘띠 솔레이유에서 해결했다. 이 가게에는 계보가 있다. 다이묘 지역에서 10년 넘게 사랑받다가 점주의 건강 문제로 문을 닫은 전설의 빵집 봉쥬르의 맛, 특히 간판이던 시나몬 크로와상을 이어받은 가게로 현지 리뷰마다 "그리운 봉쥬르의 맛"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시나몬 설탕이 설탕옷처럼 굳은 크로와상이 간판이고, 커피 앙금빵, 소금빵, 카레빵까지 작은 진열대에 알차게 깔린다. 아침 조달처로 이틀 연속 갔다.

쁘띠 솔레이유 소세지빵
소세지빵. 리뷰에 "금요일에 파는 소세지빵이 맛있다"는 단골 증언이 있다.
쁘띠 솔레이유 거북이 모양 메론빵
거북이 모양 메론빵. 등딱지가 메론빵 크러스트, 머리와 다리는 부드러운 빵이다.

거북이 메론빵은 모양만 귀여운 게 아니라 등딱지 크러스트의 설탕 식감이 제대로다. 입지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현지 리뷰에 동의한다. 골목 안이라 주차는 어렵고, 트레이 없이 직원에게 말하는 방식이니 당황하지 말 것.

폐업해서 더 아쉬운 집, 그리고 마트 회 코너

오테몬에서 먹었던 식사 중 가장 정갈했던 한 끼는 우니와 이쿠라를 반반 올린 덮밥 정식이었다. 샐러드와 곁들임 반찬, 된장국까지 쟁반 위 구성이 흐트러짐 없던 집인데, 아쉽게도 이 가게(타케하카)는 그 뒤 폐업해서 지금은 갈 수 없다. 여행 기록의 슬픈 속성이다. 글로 남길 때쯤이면 사라지는 가게가 생긴다. 기록으로만 남긴다.

후쿠오카 우니 이쿠라 덮밥 정식
우니와 이쿠라가 반반 올라간 덮밥 정식. 와사비를 올려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다.
정갈하게 나온 새우튀김 한 점
곁들여 나온 새우튀김. 타르타르 소스와 채소가 한 점에 정확히 1인분이다.

대신 동네 마트의 회 코너가 훌륭한 대안이다. 모둠회 팩이 1,280엔, 생우니 팩도 1,280엔, 김밥(해선마키)은 한 줄 500엔이었다. 저녁 시간대에는 할인 스티커가 붙기 시작하니 숙소에서 간단히 한 잔 하려면 이쪽이 가성비 끝판왕이다.

후쿠오카 마트 해선마키 김밥 500엔
해선마키 한 줄 500엔. 참치와 계란, 연어알이 들어가 야식으로 충분하다.
후쿠오카 마트 모둠회 팩 1280엔
마트 모둠회 1,280엔. 마구로, 연어, 오징어에 이쿠라까지 들어 있다.
후쿠오카 마트 생우니 팩 1280엔
생우니 1,280엔. 한국 시세를 생각하면 마트에서 이 가격은 반칙이다.

이 동네 식사 동선, 이렇게 짜면 된다

  • 아침: 쁘띠 솔레이유에서 빵, 또는 시나리 오픈런(2편 참고)
  • 점심: 라쿠짱 본점 튀김정식(현금 준비), 또는 카나키치 타코야끼
  • 저녁: 시나리와 라쿠짱은 저녁 영업이 없거나 짧다. 마트 회 코너 마감 할인이 답이다

오테몬 숙소 이야기는 1편, 시나리와 다이스케 우동 비교는 2편에서 다뤘다. 후쿠오카 전체 먹거리 지도는 후쿠오카 음식 정리를 참고하면 된다. 가격과 영업시간은 변동될 수 있으니 방문 직전 구글맵에서 재확인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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