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다녀간 멕시코 타코집 'Tomate' — 줄 서서 가야 할까

멕시코 타케리아 철판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는 양념 고기 (AI로 생성)
2026 월드컵 휴식일, 손흥민이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한 타코집에 나타났다. 동료 이재성·김승규·송범근과 아버지 손웅정 씨까지 함께였다. 알 파스토르(양념 돼지고기)와 아라체라(소고기)를 시키고, 과카몰레에선 고수를 빼 달라고 했다. 접시는 싹 비웠다. 종업원은 "침착한 척했지만 속으론 떨렸다"고 했고, 그가 다녀간 뒤 가게엔 손님이 몰려 다들 "손흥민이 시킨 거 그대로" 주문한다고 한다.
그 집은 'Tomate'라는 타케리아였다
손흥민이 간 집은 토마테(Tomate)라는 타코 전문점이다. 과달라하라 차풀테펙 수르 거리 361번지, 아메리카나 동네에 있다(구글 지도). 현지 매체 엘 피난시에로에 따르면, 이 집은 알 파스토르를 굽는 방식으로 이름난 곳이다. 양념한 돼지고기를 세로 회전 그릴(트롬포)에 켜켜이 끼워 굽다가, 겉면을 얇게 저며 옥수수 토르티야에 올려 파인애플 한 조각을 얹는 방식.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게 있다. 토마테는 길거리 노점이 아니라 자리를 갖춘 식당이다. 차풀테펙 거리 자체가 과달라하라에서 카페와 바가 늘어선 번화한 산책로다. 즉 손흥민 일행은 '가장 토속적인 길거리 타코'가 아니라, '외국인도 안심하고 앉아 먹기 좋은 동네 맛집'을 고른 셈이다. 이 선택이 뒤이은 논쟁의 씨앗이 됐다.
같은 한 끼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손흥민이 다녀가자 멕시코에서 의견이 쏟아졌다.
- 어떤 현지인은 "거기 말고 반대편 집에 갔어야지"라며, 더 맛있는 집을 두고 왜 거길 갔냐고 아쉬워했다.
- "타코는 길거리에서 먹어야 진짜"라며, 깔끔한 식당 타코는 정통이 아니라는 반응도 있었다.
- "외국 선수가 배탈이나 안 나면 다행"이라는 짓궂은 걱정,
- 라이벌(한국-멕시코)을 의식해 떨떠름해하는 누리꾼까지.
칭찬과 아쉬움, 걱정과 흥분이 한 접시 위에 뒤섞였다. 재밌는 건, 정작 음식 맛을 말한 사람은 별로 없다는 거다. 다들 '손흥민이 거길 갔다'는 사실을 두고 떠들었지, 토마테의 파스토르가 맛있느냐를 따진 게 아니었다.
내 생각 — 유명세는 맛을 보장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익숙한 진실을 다시 본다. 유명세는 줄을 만들지만, 그 줄이 맛을 증명하진 않는다. 누가 다녀갔다는 한마디에 사람이 몰리는 건 음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보고 선 줄이다. 우리는 자주 그 둘을 헷갈린다. 줄이 길면 맛있겠거니, 사람이 많으면 검증됐겠거니 한다.
장사를 해본 입장에서 가게를 줄 세워 보면 이렇다. 가장 좋은 건 맛도 인심도 있는 집, 그 다음은 화려하지 않아도 줄 건 정확히 주는 정직한 집. 그리고 가장 경계할 건 '이야기'로 손님을 끌고 알맹이는 비어 있는 집이다. 유명세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유명세를 알맹이의 대체재로 쓰는 게 문제다. 토마테는 손흥민이 가기 전부터 장사하던 멀쩡한 동네 맛집이니 그런 집은 아닐 거다. 정작 위태로운 건, 이 화제를 보고 "손흥민 타코집"이라는 간판부터 내걸 다른 가게들이다.
그래서 가야 할까. 가도 좋다. 다만 "손흥민이 앉았던 자리"를 먹으러 가는 것임을 알고 가면 된다. 그게 나쁜 게 아니다. 여행지에서 스타의 한 끼를 따라 해 보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경험이니까. 대신 진짜 그 도시의 맛이 궁금하다면, 줄이 아니라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게 빠르다. 멕시코 팬들이 말한 그 "반대편 집"처럼, 화제가 비껴간 자리에 종종 진짜가 있다. 이름값을 먹을지 맛을 먹을지는, 결국 내가 무엇을 먹으러 떠나왔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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